아우라지 돌다리를 만난 후
대관령을 향해 국도로 달리다 우연히 만난 곳
도로변에 많은 차들이 서있는 주차장을 그냥 지나치기가 궁금해 잠시 들린다는
노추산 자락 1.2Km 긴 산길에 쌓인 돌탑 길을 걷게 되었다.
모정탑길 입구에 자리 잡고 있는 캠핑장에는
주말을 즐기려는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있었다.
모정탑길
결혼 후 4남매를 두었으나 아들 둘을 잃고 남편은 정신질환을 앓는 등 집안에 우환이 끊이지 않던 차에,
40대 중년이 된 여인의 꿈속에 산신령이 나타나
하늘 아래 계곡에 돌탑 3,000개를 쌓으면 집안이 평온해질 것이라는 계시를 내린다.
당시 강릉 시내에 살던 여인은 돌탑을 쌓을 장소를 찾다가
1986년 하늘 아래 첫 동네 왕산면 대기리 노추산 계곡을 발견하고
26년 동안 그곳에 머물며 3,000개의 돌탑을 쌓았다.
전설 같은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2011년 68세로 생을 마감한 차옥순 할머니.
자식의 안녕을 빌며 쌓았다는 3,000개의 모정탑(母情塔)이 어머니의 애절한 사랑을 느끼게 해 준다.
모정탑길로 향하는 길, 쭉쭉 뻗은 금강소나무 숲을 왼쪽에 두고 걷노라면 오른쪽으로 송천이 따라 흐르고,
모정탑길에 다다르면 크지는 않지만 맑고 찬 계곡물이 흘러내려 송천으로 합류한다.
모정탑은 계곡 주변의 자연석을 이용해 쌓아 올린 크고 작은 돌탑으로, 돌탑 길의 거리는 0.9㎞이며,
차옥순 할머니가 쌓은 3,000여 개의 돌탑 외에도 방문객들이 쌓아 놓은 돌탑도 제법 많다.
돌탑을 쌓고, 서툰 글씨로 자식들의 이름과 생년월일을 쓰면서 올린 어머니의 기도는 얼마나 간절했을까.
차옥순 할머니가 거처했다는 움막을 보았을 때 모성애가 전해져 왔다.
입구의 주차장에서부터 모정탑길 끝까지는 약 1.2km의 평탄한 길로,
차옥순 할머니의 모정탑이 시작되는 계곡에 놓인 나무다리를 건너면
양쪽으로 빼곡하게 들어선 단풍나무와 참나무 등의 활엽수가 하늘을 가린다.
빨갛고 노랗게 물든 단풍나무가 어우러진 가을 풍경이 아름다웠다.
입구의 금강소나무 숲에 위치한 노추산 힐링 캠핑장에서
바로 앞 송천에서 물놀이와 견지낚시를 즐기거나, 산행을 즐길 수도 있다.
모정탑길은 2016년 국가산림문화자산으로 지정됐다.
20. 10. 31.